읍내에 설치된 공동 시계가 유럽의 새 시대를 알리는 시대를 알리는 상징이었다면, 스톱워치는 미국의 새 시대를 알리는 상징이었다. 경제학자이자 문명비평가인 제레미 리프킨이 남긴 말이다. 스톱워치가 미국의 새 시대를 열었다고? 스톱워치가 뭐라고 리프킨 같은 대학자로부터 이런 칭송을 듣는다는 말인가? 리프킨의 이 뜬금없는 스톱워치 찬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0세기 이후 자본주의에 일대 변화를 가져온 테일러 시스템을 알아야 한다. 테일러 시스템은 미국의 경영 컨설턴트였던 프레더릭 테일러에 의해 개발된 새로운 노동 관리 기법이었다. 테일러는 공장 노동자들을 어떻게 굴려야 가장 효율적인 결과를 낳는지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철강이라는 회사에서 놀라운 실험을 시작한다. 이 공장 노동자들은 주로 무쇠를 운반하는 ..
자본주의가 출범한 이래 수많은 사상가들은 충격에 빠졌다. 어느 날 갑자기 공장이 들어섰을 뿐이고, 어느 날 갑자기 노동자라는 계급이 나타났을 뿐이며, 자본가라는 계급이 등장했다. 인류문명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가지 합의를 지켜나갔다. 이 합의는 불문율 같은 것으로 누구도 깨려고 하지 않았다. 바로 우리 인류는 피지배계급은 언제나 서로 돕고 살았다는 점이다. 연대와 협동은 문명을 이룬 인류라면 누구나 지키고자 했던 당연한 가치였다. 생각해 보라 도대체 우리 민중들이 서로를 돕고 살지 않았던 적이 있었나? 조선시대 소작농들이 지주들로부터 악랄한 착취를 당했어도 그들은 서로 돕고 살았다. 어느 날 자본가 계급이 등장하면서 7000년 동안 유지됐던 이 불문율은 처참히 깨졌다.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을 줄 세우고 ..
오해나 선입견이 이렇게 무섭다. 아나키스트의 대부로 불리는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은 그가 남긴 방대한 학문적 업적에 비해 한국에서 다소 박한 평가를 받는 불우한 학자다. 산업혁명이 시작될 무렵 수많은 진보적 사상가가 프루동으로부터 영감을 얻었지만 유독 한국에서 그의 이름은 좀 허접하게 알려져 있다. 프루동이 한국 지식사회에 이름을 널리 알린 것은 1980년대 이후이다. 당시 한국의 진보 운동진영에서는 카를 마르크스의 사상이 대유행할 때였다. 문제는 당시 한국에 여러 사상이 들어오는 경로가 실로 협소했다는 점이다. 사회주의는 물론, 그와 비슷하기만 한 사상도 한국에는 진입 자체가 불가능했다. 예를 들어 지금은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이 됐지만 에드거 스노의 명저 '중국의 붉은 별'조차 당시 한국 사회에서는 ..
현금잔고방정식은 신고전학파의 창설자인 영국의 경제학자 마셜에 의해 정립된것으로서 교환방정식과 마찬가지로 통화량의 관계를 정식화한 것이다. 교환방정식이 묵시적으로 화폐수요를 설명하고 있는 반면에 현금잔고방정식은 명시적으로 화폐 수요함수를 제시하고 있다. 마셜에 따르면 소득의 수입 시점과 지출 시점이 일치하지 않고 채권의 매매에는 비용이 따르므로 사람들은 금융자산을 모두 채권으로 보유하지 않고 일부를 현금으로 보유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명목국민소득의 일정 비율을 현금으로 보유한다. 현금잔고방정식은 마셜을 중심으로 한 케임브리지학파에 의해 사용되었기 때문에 흔히 케임브리지 방정식이라고도 한다. 19세기 말에 마셜이 말한 현금은 오늘날 통화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갑이라는 사람이 2000원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교환방정식은 미국의 경제학자 피셔 의(I.FISHER)가 전개한 것으로서 다음과 같이 표시된다. 통화량*화폐의 거래 유통속도=물가수준*일정 기간의 총거래량 화폐의 거래 유통속도란 일정 기간에 일어난 모든 생산물거래에서의 화폐의 각 단위가 평균적으로 몇번씩 사용되었는가 하는 동수 회전수를 말한다. 가령 한 달 동안 생산물거래에 만 원권 한장이 다섯번 회전되었고 오천 원권 한장이 두 번 회전되었다고 하자. 그러면 이 두 화폐의 거래유통 속는 4가 된다. 이것은 화폐의 각 단위가 한 달 동안 생산물거래에 평균 평균 네 번 회전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화량에 통화 각 단위의 평균 회전수를 곱한 것이기 때문에 일정 기간의 총지출액이 된다. 한편 우변의 총거래량에 물가를 곱한 것이기 때문에 일정 기간의 총거래액이..
지급준비율정책(reserve requirement ratio policy) 이란 중앙은행이 예금은행의 법정지급준비율을 변경시킴으로써 통화량을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중앙은행이 법정지급준비율을 변경시키면 일차적으로 예금은행의 초과지급준비금이 변한다. 예를 들어 A 은행의 법정 지급준비금은 25억원에서 20억원으로 줄어드는 대신 초과지급준비금은 75억원에서 80억원으로 5억원이 늘어난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초과 지급의 증가는 예금은행의 대출 증가로 나타나고 이것이 예금은행조직 속에서 통화승수를 통해 통화량을 증가시킨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법정지급준비율을 인상하면 예금은행의 초과지급준비금이 감소하여 대출이 감소하기 때문에 통화량은 감소한다. 법정지급준비율과 통화량의 관계는 통화승수를 구하는 공식으로 설명하..
현실경제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예금화폐와 전자화폐가 있다. 이 중에서 어느 것까지를 화폐로 볼 것인가에 대하여 확실한 정설이 없다. 따라서 여러 개의 통화지표를 편성하여 병용하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시중에 통용되고 있는 화폐를 어느 시점에서 측정한 총액을 통화량이라고 한다. 통화량을 측정하는 지표를 통화지표라고 한다. 통화량은 특정 시점에서 측정하는 저량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어디까질 화폐로 보느냐에 따라 통화 등의 통화 지표를 편성하여 사용하고 있다. 통화란 가장 좁은 의미의 화폐로서 화폐의 지불수단의 기능을 중시하여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에다 은행의 요구불예금을 합한 것으로 정의된다. 여기서 민간이란 은행 아닌 민간을 의미한다. 은행이 보유한 현금은 시중에서 직접 일사에 거래에 지불수단으로 사..
국민소득이나 이자율과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지출을 독립지출이라고 한다. 독립투자 등이 독립지출에 속한다. 케인스 단순 모형에서 독립지출이 증가하면 국민소득은 단지 독립지출의 증가분만큼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 몇 분수로 증가하게 되는데 승수효과라고 한다. 승수=균형 국민소득증가분/최초의 총수요증가분으로 정의한다. 한계소비성향이나 한계저축성향이나 0보다 크고 1보다 작은 수이기 때문에 투자승수의 값은 1보다 크다. 즉 투자수요가 증가하면 투자수요의 증가분 이상으로 균형 소득이 증가한다. 한계소비성향이 클수록 투자승수는 크게 되고, 한계소비성향이 작을수록 투자승수는 작게 된다. 승수와 한계소비성향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하여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사회 구성원들의 한계소비성향이 0.8이라 하자 A라는 사람..
1. 케인스 이론의 등장 배경 대공황의 늪에 빠진 1930년대 세계 경제는 극심한 실업으로 허덕이고 있었다. 당시 대표적인 공업국인 미국의 경우 1929년에 약 3%이었던 실업률이 1933년에는 무려 26%에 육박하였으며, 그 이후 1940년까지 줄곧 10% 이상의 높은 실업률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영국 비슷하였다. 기존의 고전학파이론에 의하면 노동시장은 자율적으로 균형에 도달하여 항상 완전고용을 달성하며, 실업이 있다면 현행임금 수준에서 노동보다는 여가를 택한 '자발적인 '실업률일 뿐이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심각한 실업문제를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하고 효과적인 실업 대책을 제시할 수도 없었다. 이와 같은 고전학파이론의 맹점을 비판하면서 대공황의 타개라는 실천적인 목표 의식을 가지고 등장한 것이 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