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진정되면서 다시 해외여행 붐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나 거리상 가깝고 각종 레저와 식도락을 비교적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중국과 동남아를 여행지로 많이들 선택하고 있다.
그런데 동남아에서는 고수라는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지 않나 만일 고수라는 향채를 싫어한다면 고수를 빼달라는 말 한마디는 현지 언어로 외워 두는게 좋겠다. 그렇지 않고 무턱대고 현지 음식을 주문했다가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질 수 있으니 말이다. 이렇듯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고수는 언제 먹어야 좋을까? 아야 하고 입안의 살을 깨문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고수는 바로 입속 깨문 상처가 따끔한 날, 이런 날에 딱이다.
조상들에게 환영 받지 못했던 풀 고수
고수는 특히 한국인에게 호불호가 강한 향채이다. 우리가 자주 먹는 미나리의 친척뻘이라고 할 수 있다. 유입된 시기도 고려시대로 추정될 만큼 우리나라에서의 역사도 매우 긴편이고 말이다.
그러나 고수는 빈대 냄새가 난다고 하여 빈대풀이라 불릴 정도로 환영받지 못했고, 경기도 북부, 충청, 전라 등 일부지역에서만 먹었다고 한다.
동의보감 속 고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풀
동의보감에서는 고수에 대해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매우며 독이 약간 있다 음식이 소화되게 하고 소장기와 심규를 통하게 하며 홍역 때 꽃과 마마 때 구슬이 잘 돋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 라고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심규를 통하게 한다 는 것은 인체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막힌 것을 뚫어 준다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홍역, 마마와 같은 질환을 언급한 것으로 짐작하건대 보편적으로는 사용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콜레스테롤 감소에 효과적인 그것
현대적 성분 분석으로 보아도 고수에는 케르세틴, 라네틴, 에피네프린, 캠페롤 등의 폴리페놀계 항산화 플라보노이드를 다양하게 함유하고 있다. 이런 성분들은 활성산소를 줄여 각종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낮추어 줄 뿐아니라 동맥 내벽에 축적된 콜레스테롤을 줄여 준다. 이는 앞서 동의 보감에서 심규를 통하게 한다는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몸속 바이러스를 쫓는 고수 먹을땐 고기오 함께
고수의 항산화 플라보노이드는 그 외에도 항염증, 향균, 소염 작용을 해서 과거에 홍역, 마마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에도 적용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적으로도 고수의 성분은 각종 세균, 바이러스, 염증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정도의 효과를 보기는 어렵고 감기나 구내염 같은 가벼운 염증 치료에 도움을 주는 정도로 생각 할 수 있다.
또한 비록 호불호는 나뉘지만 고수 향은 고기의 누린내를 중화시키는 데 뛰어나고, 비타민 A,B,C,E 등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및 식이섬유가 풍부해 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
고수를 먹으면 암내가 난다?
동의보감의 고수에 대한 기록중 오랫동안 먹으면 정신이 나빠지고 잊어버리기를 잘한다. 그리고 겨드랑이에서 냄새가 나게 된다. 라는 구절이 있다. 고수를 오래 먹으면 몸에서 특유의 향취가 나고, 그 냄새를 모기도 싫어한다는 속설도 있다.
그러나 동남아에 살지 않는 한 그 정도로 오래 고수를 먹기 어려우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한 한국인에게는 유전적으로 암내 유전자가 별로 없는데 그에 따라 고수 향에 호불호가 더 많이 갈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고수가 사찰 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이유
사찰 음식에서 고수를 자주 볼 수 있다. 감칠맛이 많은 육식과 오신채를 금하는 사찰 음식의 특성상,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서는 고수, 산초, 초피 등 호불호가 갈리는 향채들이 종종 사용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고수를 먹을 줄 알아야 중노릇한다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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