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케인스 이론의 등장 배경
대공황의 늪에 빠진 1930년대 세계 경제는 극심한 실업으로 허덕이고 있었다. 당시 대표적인 공업국인 미국의 경우 1929년에 약 3%이었던 실업률이 1933년에는 무려 26%에 육박하였으며, 그 이후 1940년까지 줄곧 10% 이상의 높은 실업률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영국 비슷하였다. 기존의 고전학파이론에 의하면 노동시장은 자율적으로 균형에 도달하여 항상 완전고용을 달성하며, 실업이 있다면 현행임금 수준에서 노동보다는 여가를 택한 '자발적인 '실업률일 뿐이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심각한 실업문제를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하고 효과적인 실업 대책을 제시할 수도 없었다. 이와 같은 고전학파이론의 맹점을 비판하면서 대공황의 타개라는 실천적인 목표 의식을 가지고 등장한 것이 케인스의 국민소득 결정이론이다.
케인스는 당시 영국과 미국에서 만연하고 있는 극심한 실업은 총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보았다. 총수요가 부족하면 기업이 원하지 않는 재고가 발생한다. 원하지 않는 재고의 누적은 생산과 고용을 감소시킨다. 고용의 감소는 실업의 증가로 소비수요와 투자수요를 위축시켜 총수요를 더욱 감소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따라서 케인스는 실업을 줄이고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총수요를 증대시켜야 한다고 본다. 총수요를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공공사업을 일으켜 정부지출을 증대시키고 조세를 감면해 주는 등 적극성이 재정정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케인스의 이론은 그의 저서' 일반이론'을 통하여 일반에 알려졌다.
2. 케인스 단순 모형의 기본가정
케인스의 '일반이론'은 국민소득은 물론 고용 이자율의 결정에 관하여도 포괄적인 논의를 전개하였다. 그러나 이론의 여지가 없는 정형화된 모형을 세우지는 않았다. 따라서 각 경제변수의 결정이론을 가정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쉽게 또는 어렵게 전개할 수 있다. 이 절에서는 많은 가정을 세워 국민소득의 결정을 되도록 단순하게 설명해 보기로 한다. 보다 케인스의 국민소득 결정에 관한 단순 모형은 총공급이 아니라 총수요가 국민경제의 생산량과 고용량을 결정한다는 기본가정에 입각하고 있다 이 기본과정을 제2절에서 다룬 고전학파모형의 첫째 가정이 세이의 법칙을 부정하는 것이다. 케인스는 대공황의 경험을 통하여 공급능력이 있는 경제를 상정하고 있다. 잉여 생산능력이 있기 때문에 수요가 늘면 이에 부응하여 생산은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 공급이 수요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가 공급을 창조한다. 이 잉여 생산능력의 가정 속에는 물가수준이 불변이라는 가정도 포함되어 있다. 즉 수요가 늘어날 때 물가의 상승을 초래하지 않고 생산과 공급이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고 묵시적으로 가정하고 있다.
논의에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가정을 추가로 사용하여 케언스모형을 더욱 단순화시키기로 한다. 국민경제는 가계와 기업만으로 구성된 민간경제이다. 감가상각이나 사내유보 이윤과 같은 기업저축은 없다. 소비는 소득의 증가할 수이며 소득의 증가분에 대한 소비증가분의 비율은 0과 1 사이의 일정한 값을 갖는다. 투자수요는 소득수준이나 이자율과 관계없이 일정하게 주어지는 독립 투자수요만 존재한다.
총수요가 총공급을 결정함으로써 총고용량과 국민소득을 결정한다. 민간경제 모형에서 총수요는 총생산 혹은 투자수요는 저축일 때 국민경제가 균형에 도달하여 균형국민소득과 총고용량이 결정된다.
균형국민소득에 대응하는 총고용량은 통상 완전고용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케언스모형에서 균형국민소득은 과 소요 국민소득 또는 불완전고용 국민소득이 된다.
수요 측면에 애로가 있는 국민경제에 적합한 모형이며, 국민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강력한 총수요관리가 필요하다는 정책적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완전고용 수준에서 총수요가 총공급보다 클 때 이 초과수요의 크기를 인플레이션 갭이라 하고, 반대로 총공급이 총수요보다 커서 발생하는 초과공급을 디플레이션갭이라고 한다. 디플레이션 갭은 유효수요의 부족을 비자발적 실업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케인스 단순 모형에서 독립지출이 증가하면 소득은 독립지출보다 더 많이 증가한다. 이때 소득증가분을 독립지출증가분으로 나눈 비율을 승수라고 한다. 한계소비성향이 클수록 커진다.
개인이 절약하여 저축을 늘리고자 하면 총수요가 감소하여 국민소득이 감소하고, 그 결과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총저축이 늘어나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한다. 케언스모형에서 이러한 현상을 절약의 역설이라고 한다. 고전학파모형에서는 절약의 역설이 일어나지 않으며 저축은 미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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