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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헨리조지 지주들을 향한 독설, 그리고 젠트리피케이션

by 라파의노래 2024.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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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마을이 있었다. 마을을 사랑했던 상인들은 뿌듯했다. 마침내 자신들이 아꼈던 마을 상권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어느 날 집주인이 찾아와 월세를 갑절로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이들에게는 단번에 오른 월세를 감당할 길이 없었다. 노력 끝에 마을만의 문화를 만들어 장사가 잘되려는 판에 오른 월세를 감당하지 못한 상인들은 쓸쓸히 그 마을을 떠나야 했다.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그 마을에는 월세를 감당할 막강한 자본력을 지닌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로 가득 채워졌다. 젠트리피케이션 낙후됐던 옛 도심이 번성해 많은 사람이 몰리자 올라 원주민이 되레 내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자기만의 문화를 형성했던 상인들의 노력이 결국 스스로를 내쫓는 결과를 야기한 젠트리피케이션은 홍대 입구와 가로수길 등 전국 곳곳에서 지금 진행 중이다. 지대는 도둑질이다. 누가 더 넓은 땅을 차지했나? 이것이 정복자의 힘을 측정하는 가장 분명한 기준이었다. 인류는 땅을 벗어날 수 없었다. 인류의 역사는 그것을 입증해 왔다. 땅을 지배하는 자가 땅 위의 모든 것을 함께 지배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조지는 진보하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이 빈곤한 이유를 노동의 착취가 아니라 땅에서 찾았다. 즉 땅을 제공하면 받는 돈인 지대가 사람들이 누려야 할 부를 부당하게 빼앗아 가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조지는 이렇게 설명한다. 돈을 투자하는 자본가는 사업 아이디어를 내고 기업을 경영한다. 노동자는 열심히 일을 하지. 그런데 땅 중인인 지주는 뭘 하는가? 땅을 제공한다고? 땅은 그냥 땅일 뿐,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땅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돈을 가로채는지 그래서 조지는 땅 주인들이 받는 지대는 사실상 자본가와 노동자가 받아야 할 몫을 가로채는 도둑질이라고 단언했다. 지대라는 도둑질 때문에 노동자가 가난해지는 것이라고 믿은 것이다. 조지는 땅값과 지대가 계속해서 오르는 현상에 극도의 반감을 표시했다. 사실 땅값의 상승은 단순히 땅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땅이 넓은 나라에서도 도시의 땅값은 계속해서 오른다. 그리고 그 땅에 공장을 짓는 사람들은 땅 주인에게 엄청난 지대를 지불해야 한다. 왜 싸고 넓은 땅 놔두고 꼭 비싼 땅에다 공장을 지어야 하느냐는 질문은 너무 한가하다. 땅값이 싼 한적한 시골에 공장을 짓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와 수도가 들어오고 도로도 있는 도시에 공장을 지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도시의 땅값은 계속 오른다. 그 도시에 땅을 가진 사람들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땅깞 덕에 돈을 번다. 사람들은 생각한다. 열심히 일하면 뭐 해 대도시에 땅 한조각만 사두면 평생 먹고살 돈이 생기는데 살펴봤듯이 조지에 따르면 세상의 땅은 절대 부족하지 않다. 그런데도 땅값이 오르는 이유는 도시화 때문이다. 지주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땅값을 올리기 위해서 도시화를 철저히 이용한다. 홍대가 젊은이들로 충만한 문화의 거리가 된 것도 지주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홍대의 유동 인구 증가는 홍대만의 문화가 생긴 덕분이다, 그리고 홍대만의 문화를 만들어낸 일등 공신은 음악가나 미술가 등 예술가들과 맛있는 음식을 만든 상인들이다. 모두 다 지주가 아니라 그곳에서 월세를 내고 문화 활동과 음식 장사를 하는 임차인들이었다. 토지 소유의 불균형이 극심해지면서 대다수의 국민들이 월세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공화국은 정말 이해할 수 는 시스템으로 소득격차를 벌린다. 부동산이 없는 사람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빈곤을 벗어날 수 없다. 조지는 평생 지대를 빼앗아야만 노동자들의 삶이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류의 역사는 땅 위에서 이뤄졌다. 땅을 지배하는 자는 그 땅 위의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과연 자연의 피조물 중 하나뿐인 인류가 자연 그 자체의 기반인 땅을 소유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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